변해석展 《나의 살던 고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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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해석展 《나의 살던 고향은》

전시 기간
2022/07/07 - 2022/08/07

다가올 7월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에서는 2021년도 고은포토1826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한 변해석 작가의 개인전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2년 결성된 사진가 단체 (고은포토)GP1826은 고은사진아카데미 수료생으로 구성된 사진연구 단체로 고은사진미술관의 지원을 받아 매년 올해의 작가 수상자를 선정해오고 있다.

이번 전시는 5살 무렵부터 중·고등 학창 시절을 함께한 그의 고향을 바라본 변해석의 시선이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은 소박한 옛 동네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이미지들은 우리의 ‘향수’를 자극한다.

작가의 고향은 부산의 관광지로 잘 알려진 서구 아미동과 감천 문화 마을의 그 사이, 천마산 아래 초장동이다. 이 지역은 자갈치시장, 국제시장과 같은 부산의 대표 시장들과 인접한 원도심 지역으로 서구 산만디(‘산마루’의 경남 방언)에서 내려다보이는 남해와 부산의 동남쪽 전경이 매력적인 곳이다. 또한, 부산의 재개발 예정지로 지정된 곳 중 한곳으로 부산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아우른 동네다. 이제는 이곳도 점차 변화되어 옛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다.

초장동에 대한 작가의 애정은 남달랐다. 첨단화 시대로 극변하는 부산의 도시 풍경과는 달리, 아직도 작가의 기억 속 고향은 변함없이 소박하다. 하지만, 이제 그 시선 속 초장동 전경이 점점 변화되어 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점점 사라져가는 옛 고향의 풍경들을 더 이상은 보지 못 하는 것이 아쉽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사진으로 내 고향을 남긴다(변해석 작가노트 중).” 작가의 기억 속 고향의 모습이 변천하는 과정을 기록한다는 것은 사진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닐까? 어떠한 사진도 과거의 기록이기에 존재하는 혹은 존재했던 것에 대한 하나의 애도가 아닐까? 그렇다면 사진 속의 풍경과 인물은 작가의 어린 시절의 또 다른 버전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은 한 편의 일기처럼 있는 그대로의 담담하고 소소한 초장동의 풍경을 담고있다.

그가 선택한 사진 기록 행위는 고향에 대한 향수를 스스로에게 자극하는 아주 좋은 방법이었음이 분명하다. 사라져가는 풍경은 공간의 부재로 인해 우리의 기억 속에서 잊혀질지 모르지만, 변해석은 그 기억을 사진 속에 저장하며 과거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추억하고 이를 우리와 공유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변해석의 시선을 잠시 빌려 책장 구석 방치되어 있던 앨범을 꺼내 펼쳐보며 사라진 동네문화를 그리워하다 비로소 깨닫게 되는 옛 것에 대한 소중함을 느껴보기로 한다.

부산프랑스문화원 ART SPACE


작가노트


내가 태어난 곳은 경남 창녕군 남지읍 시남리 청단마을이다. 다섯 살 때 부산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고, 이후 중고등학교 다닐 때까지 부산시 서구 초장동에서 성장하게 되었다. 오래전부터 조상님들과 부모님, 그리고 형, 누나들이 태어나고 자란 곳이 경남 창녕이었기에 나 역시도 당연히 창녕이 고향이라 생각하며 살아왔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아무런 기억도 추억도 없는 창녕이 내 고향이 아니라, 동네 친구들과 함께 서로 뒹굴고 싸우면서 자랐고 그 어린 시절의 소중한 기억들이 생생하게 살아있는 부산이 진정한 나의 고향이라고 생각되기 시작했다. 이 세상 그 무엇으로도 돌아갈 수 없는 바로 그때의 소중한 추억들이 진하게 남아 있는 초장동은 또 하나의 기억 속 고향이 되고 말았다

그곳을 떠나온 지 30년이 다 되어가던 몇 년 전, 나는 그곳이 너무나도 그리웠었고 천마산 아래 내가 자라왔던 산만디 그 동네가 눈물 나도록 가고 싶다는 생각에, 드디어 30년이 지나던 어느 날 카메라 하나 달랑 들고 뛰는 가슴을 억누르며 진정 가고 싶었던 그곳을 찾아가 동네 근처 산복도로에서부터 서서히 걷기 시작했다. 그날 나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보이고 말았고, 그때부터 그립고 그리웠던 나의 고향 초장동 그 동네를 카메라에 담기 시작했다. 앞으로 나는 가슴 뛰는 그곳에서 사진 작업을 계속적으로 이어 나갈 것이며, 그 고향에 가서 다시 터를 잡고 살아갈 생각이다. 그리고 그 어린 시절, 바로 그때처럼 천마산 아래 초장동 산만디에서 용두산공원 타워와 부산항을 바라보며 또다시 부푼 꿈들을 키워나갈 것이다.

변해석 



변해석 BYUN Hae Seok


1989 지축예술제 사진부문 전시기획
1998 시사화보지 월간향토뉴스 사진기자
2021 고은포토1826 올해의 작가 수상

전시

개인전

2022 《나의 살던 고향은》,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부산
2015 《거제도 경수 이야기》, PHOTO DOT, 서울
 

단체전

2021 《KT&G 상상마당 부산, 제1회 뷰파인더》, KT&G 상상마당 부산 갤러리, 부산
2021 《고은포토1826 비엔날레, Takers vs Makers》, 부산시민회관 제1전시실, 부산
2020 《전주 국제 사진제 2020, 시각적 기억과 감성적 기억》, 전주현대미술관, 전주
2020 《한국현대사진 18인展 2020, 기억의 시각적 맥락》, 담빛예술창고, 담양
2019 《고은포토1826 비엔날레, 말로 할 수 없는》, 해운대문화회관, 부산
2016 《세월호2주기 희생자 추념展, 봉선화기도304 조소희작》, 경기도미술관, 안산
2005 《한중일 국제 사진 교류전, 해질 무렵》, 한국/중국/일본
2003 《부산예술제 2003 사진전, 경주에서》, 부산시민회관 제2전시장, 부산
2002 《부산예술제 2002 사진전, 추억의 하단동》, 부산시민회관 제2전시장, 부산
2001 《한일 사진교류전, 벽》, 후쿠오카 아시아 미술관, 후쿠오카
2000 《부산예술제 2000 사진전, 무제》, 부산시민회관 제2전시장, 부산
1999 《부산미술제 1999, 지리산 가는 길》, 부산시민회관 제2전시장, 부산
1998 《부산미술제 1998, 추억 만들기》, 부산시민회관 제2전시장, 부산
1998 《신라미술대전 수상자전, 그날의 추억》, 경주 서라벌문화회관, 경주
1988 《일군삼매 고교사진전, 프로젝트 부산》, 부산시민회관 제2전시장, 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