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현展 《우연한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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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展 《우연한 조우》

전시 기간
2023/09/27 - 2023/10/29


《우연한 조우》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에서는 927일부터 1029일까지 조각가 박주현의 개인전 《우연한 조우》를 개최한다.

조각가 박주현은 도구를 통해 다양한 인간 삶의 모습을 재현해왔다. 도구와 함께 작업을 고민해 오면서 노동의 가치와 도구의 소중함을 알게 된 후로 이 소재와 주제를 더욱 확장시켰다.

박주현은 일상적 도구를 작업의 주재료로 이용하는데 직접 도구를 선택하고 수집하며 그 과정에서 습득한 사용자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창의적 시각으로 풀어낸다. 도구를 단순히 유용한 물건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예술의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사용가치를 넘어 창작 과정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하게 한 것이다. 이러한 창의적 발상은 오브제들이 본래의 의미를 넘어 새로운 상징적 의미를 갖게 한다. 뿐만 아니라 섬세함과 위트로 무장된 그의 작업은 관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시각적 경험을 선사한다. 또한 그 도구를 사용했던 노동자들과 그들의 사유, 활동까지 작품에 반영하여 우리로 하여금 노동이라는 주제 전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이번 《우연한 조우》展에서는 기존의 전통적 조각기법에 더하여 오브제의 활용에서 설치미술, 키네틱 아트 등 다채로운 형식으로 새롭게 선보인다. 또한 작가의 주요 주제로 사용되었던도구와 노동’, ‘인간과 도구그리고 행위와 예술이 이번 전시에서는 통합되어 보여진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이들 사이의 관계를 통해 도구의 새겨진 이야기와 의미를 발견하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

 

부산 프랑스문화원 ART SPACE






작업노트

나는 주로 도구를 오브제로 활용하여 작업해왔다.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의 작품 <> 이후 오브제, 특히 레디메이드를 활용한 표현은 현대미술의 크고 중요한 흐름이 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나의 작업에서도 볼 수 있는데, 망치나 장도리 등의 손도구, 오래된 나무문이나 함지박 등의 생활용품들을 재료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나의 작업 역시 현대미술의 흐름 안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오브제는 예술가에 의하여 그 사물이 본래 가지고 있던 사용상의 기능이나 목적으로부터 절연되어 새로운 느낌과 상징성을 가진 예술작품으로 재탄생된다.

나는 일상의 사물 중에서도 노동의 도구들을 직관적으로 선택하여 작업에 활용하였는데, 작품에 사용할 오브제로서의 도구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그 전 단계로 도구를 수집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도구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알게 되거나 느낀 노동자들의 삶을 글로써 기록하고, 머릿속에 기억하고, 또 상상한다. 도구를 수집한 다음에는 그 도구와의 교감을 통해 도구에 쌓인 인간의 흔적을 더듬어 나간다. 나는 이런 기억과 기록, 상상과 느낌들을 불러내어 작품으로 표현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와 같은 기존의 작업방식에서 약간의 방향 전환을 시도해 보았다. 전통적 조각기법과 오브제의 활용뿐만 아니라 설치미술, 키네틱아트, 사운드아트 등을 활용하여 표현의 형식을 다양화하였고, 그 내용에 있어서도 도구와 노동을 넘어서 인간과 도구그리고 너와 나라는 조금 더 포괄적인 주제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였다.

 

박주현